모기 간염 망치로 맞은 듯한 통증, 치쿤구니야 열병
“치쿤구니야 열병”이란 무엇인가?
최근 몇 달 사이 뉴스와 질병 정보지에 자주 등장하는 단어가 있다. 바로 ‘치쿤구니야 열병(Chikungunya fever)’이다. 이 질병은 다소 낯선 이름이지만, 세계보건기구(WHO)까지 전 세계 확산에 대해 경고를 내릴 만큼 심각한 주의가 요구되는 바이러스성 급성 열성 질환이다. 특히 2025년 들어 중국과 인도양 지역에서 빠르게 확산되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검역 단계에서 경계가 강화되고 있다.
1. 감염 원인과 전파 경로
치쿤구니야 열병은 치쿤구니야 바이러스(Chikungunya virus)에 의해 발생하며, 주된 감염 매개체는 모기다. 좀 더 구체적으로는 이집트숲모기(Aedes aegypti)**와 흰줄숲모기(Aedes albopictus)가 이 바이러스를 사람에게 전파하는 역할을 한다.
이 바이러스는 사람 간의 직접적인 전파는 없으며, 아래와 같은 경로로 감염된다.

- 감염된 암컷 숲모기에 물릴 때 전파됨
- 드물게 감염자의 혈액을 수혈받는 경우, 임신 또는 출산 과정에서 모자 간 수직감염, 실험실 노출 등을 통해 감염 가능
이처럼 모기를 통한 감염이 주된 경로이기 때문에, 모기에 물리지 않는 것이 치쿤구니야 열병을 막는 가장 효과적인 예방법이라 할 수 있다.
2. 치쿤구니야 열병의 주요 증상
감염 후 평균 1~12일의 잠복기를 거쳐 증상이 나타나며, 갑작스럽고 고열(39~40℃)이 동반되는 것이 가장 대표적인 특징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주목해야 할 증상은 바로 극심한 관절통이다. 많은 환자들이 “망치로 맞은 듯한 고통”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단순한 몸살 수준을 넘어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만큼의 통증이 수일에서 수주까지 지속된다.
주요 증상 | 내용 |
---|---|
고열 | 39~40도에 이르는 급성 발열 |
관절통 | 특히 손목, 발목, 무릎, 손가락 관절에 집중, 몇 주~수개월 지속 가능 |
피부 발진 | 전신 발진, 가려움 동반 가능 |
근육통 및 두통 | 전신 쇠약감, 극심한 피로감 |
오심·구토 | 위장관 증상 일부 동반 가능 |
일반적으로는 5~10일 내에 증상이 호전되지만, 일부 환자에서는 관절통이 몇 달에서 길게는 수년까지 지속되는 사례도 보고되고 있다.
또한, 영유아, 고령자, 면역 저하자에서는 드물게 뇌수막염, 심근염 등의 중증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3. 2025년 현재 발생 현황
2025년 7월 기준, 치쿤구니야 열병은 중국 광둥성을 중심으로 한 지역에서 급속히 확산 중이다. 전 세계적으로는 14개국에서 약 22만 명이 감염, 80명이 사망한 것으로 보고되었다.
지역 | 감염자 수 | 사망자 수 |
---|---|---|
중국 광둥성 | 2,940명(최근 1주간 신규 발생) | – |
기타 13개국(총합) | 약 219,000명 | 80명 |
중국 광둥성은 특히 최근 들어 감염자 수가 일주일 사이 2,940건 이상 폭증하면서, 지역 사회 차원에서 경계령이 내려진 상태다.
국내에서는 아직 바이러스 검출 사례는 없지만, 해외에서 감염 후 귀국한 사례가 꾸준히 발생하고 있어 상시 검역과 방역 조치가 강화되고 있다.
4. 국내 확산 가능성과 대응
한국에는 주 감염 모기인 이집트숲모기는 서식하지 않지만, 흰줄숲모기는 전국적으로 존재한다. 이 흰줄숲모기 역시 치쿤구니야 바이러스를 전파할 수 있는 매개체이기 때문에 국내 유입 시 지역사회 전파 가능성은 결코 배제할 수 없다.
이에 따라 2023년 12월부터 치쿤구니야 열병은 ‘검역감염병’으로 지정되었으며, 보건당국은 다음과 같은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
- 해외 입국자에 대한 체계적 발열 감시 및 문진 강화
- 모기 방제 작업 확대 및 집중 소독
- 대국민 대상 질병 정보 및 예방법 홍보 강화
5. 치료 방법과 예방 수칙
치쿤구니야 열병은 안타깝게도 현재까지 특별한 치료제나 백신이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치료는 전적으로 대증요법에 의존한다. 즉, 진통제, 해열제 등을 사용해 증상을 완화하는 방식이다.
예방은 무엇보다 모기 회피와 방제가 핵심이다. 특히 해외여행을 계획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아래 수칙을 반드시 기억해두자.
[해외여행 및 일상에서 실천해야 할 예방법]
- 모기 기피제를 충분히 바르고 외출하기
- 창문과 문에 방충망 설치, 모기장 사용
- 긴 옷(밝은 색상)을 입고 피부 노출 최소화하기
- 숙소 주변의 고인 물, 화분 받침 등 모기 서식지 제거
- 귀국 후 2주 이내 고열·관절통 등 의심 증상 발생 시, 의료기관 방문과 여행력 알리기
- 여행 전 질병관리청 및 현지 보건당국 공지사항 확인
치쿤구니야 열병은 단순히 낯선 열대 질병이 아니다. 이는 기후 변화, 국제 교류 확대, 모기의 서식 환경 변화 등에 의해 언제든지 국내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실질적 보건 위협 요인이다.
특히 이 질병은 백신이나 치료제가 없고, 감염되면 수주~수개월까지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수 있는 관절통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결코 가볍게 볼 수 없다.
결국 우리 모두는 치쿤구니야 열병에 대해 ‘막연한 불안감’이 아니라, 올바른 정보와 실천 가능한 예방법으로 대응해야 한다. 특히 여름철 해외여행을 계획 중이라면, 출국 전 관련 질병 정보를 반드시 확인하고 귀국 후 건강 상태를 면밀히 점검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당신의 관심과 실천이 곧 감염병 확산을 막는 가장 강력한 백신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