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100억대 자산가였던 배우 한지일, 기초수급자로 전락하다

한국 영화계에서 전설로 불리던 배우 한지일(76)이 최근 기초생활수급자로 전락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많은 이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습니다. 1970년대와 80년대를 주름잡았던 한지일은 특히 ‘젖소부인’ 시리즈의 제작자로 유명했는데, 현재 그의 삶은 과거의 영광과는 너무나도 대조적입니다. 그의 화려했던 시절과 현재의 어려운 상황을 자세히 들여다보며, 그가 어떤 인생의 전환점을 겪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한지일 영광의 순간과 몰락의 과정

1970년 광고 모델로 데뷔한 한지일은 곧이어 영화 ‘바람아 구름아’, ‘아제아제 바라아제’ 등의 작품에 출연하며 대중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았습니다. 특히 매력적인 외모와 연기력으로 많은 팬을 확보하며 당대 최고의 스타로 자리매김했죠. 그 후 그는 배우로서의 활동에 그치지 않고 영화 제작에도 참여하여 총 300여 편의 영화를 만들었습니다. 이 가운데 ‘젖소부인’ 시리즈는 대중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으며, 그의 재산은 100억 원대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 같은 성공은 영원하지 않았습니다. 사업을 확장하며 과도하게 투자한 결과 그의 자산은 점차 줄어들기 시작했고, 결국 모든 것을 잃게 되었습니다. 한지일은 이에 대해 “톱스타가 땅에 떨어졌을 때의 그 괴로움이 얼마나 큰지 모를 것”이라며 깊은 아픔을 표현했습니다. 사업 실패 이후 그는 서울의 한 호텔에서 웨이터로 일하는 등 무려 27가지의 직업을 전전하게 되었으며, “나무를 베고, 블라인드를 청소하며, 화장품 회사에서도 일했다. 내가 안 해본 일이 없다”고 회상했습니다.

현재의 삶, 작은 임대아파트에서의 생활

현재 한지일은 약 11평 남짓한 임대아파트에서 홀로 생활하고 있습니다. 불과 4년 전만 하더라도 그는 방 다섯 개짜리 집에서 두 아들과 함께 생활했지만, 2년 전 전세 계약이 만료되면서 혼자 작은 집으로 옮기게 되었습니다. 그는 이 상황을 받아들이기 위해 스스로를 다독이며 “걷기가 불편해 작은 집이 오히려 편하다. 네 발자국, 다섯 발자국이면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큰 집에서 잘못 걸음을 옮기다 쓰러질 수 있는 것보다 지금이 나은 것 같다”고 말하며 자신을 위로했습니다.

건강 문제와 미래에 대한 두려움

한지일은 현재 건강 문제로도 많은 고민을 안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파킨슨병이나 알츠하이머병의 가능성을 염려하여 미국으로 가서 뇌 MRI 검사를 받기도 했습니다. 검사 결과 다행히 큰 문제는 발견되지 않았지만, 그의 불안함은 여전히 가시지 않고 있습니다. 그는 “왜 내 몸이 이렇게 앞으로 쏠려 걸어가는지 모르겠다. 이러한 상태가 나를 두렵게 한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2년 반 전에 허리 디스크 진단을 받았는데, 일시적인 문제일 줄 알았던 것이 이렇게 오래 지속될 줄 몰랐다”고 털어놓으며 건강에 대한 불안감을 드러냈습니다.

가장 큰 두려움, 고독사

한지일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고독사입니다. 그는 “저도 이제 마지막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하며, “내가 이 작은 집에서 혼자 죽고 아무도 그것을 몰랐을 때, 그게 가장 두렵다”고 고백했습니다. 그의 두려움은 현재 한국 사회에서 점점 더 심각해지고 있는 고독사 문제와 맞닿아 있습니다.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24년 고독사 사망자 실태 조사’에 따르면, 2023년에는 3,661명이, 2022년에는 3,559명이, 2021년에는 3,378명이 고독사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점점 늘어나는 사회적 고립과 노인 빈곤 문제를 여실히 보여주는 통계입니다.

기초생활수급자로서의 삶

한지일은 현재 기초생활수급자로서 정부의 지원을 받고 있습니다. 기초생활수급자란 생계, 의료, 주거, 교육 등 기본적인 생활을 국가로부터 지원받는 제도를 이용하는 사람을 의미합니다. 한지일 역시 기초생활수급자로서 다음과 같은 혜택을 받고 있습니다:

• 생계급여: 기본적인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생활비를 지원받습니다.
• 의료급여: 의료비 일부 혹은 전액을 국가로부터 지원받습니다.
• 주거급여: 주거와 관련된 임대료를 보조받습니다.
• 교육급여: 교육비를 지원받으며 자녀의 학업을 도울 수 있습니다.
• 기타 지원: TV 수신료 면제, 전기요금 할인, 상하수도 요금 감면, 도시가스 요금 할인, 통신요금 감면 등 다양한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러한 혜택은 기초생활수급자들이 최소한의 생활을 유지하며 존엄성을 잃지 않도록 돕기 위해 제공되는 것입니다.

한국 사회의 빈부 격차와 노인 빈곤 문제

한지일의 사례는 한국 사회의 빈부 격차와 노인 빈곤 문제의 심각성을 여실히 보여줍니다. OECD 국가 중에서도 한국은 노인 빈곤율이 가장 높은 나라에 속하며, 이는 한때 큰 성공을 이룬 사람이라 할지라도 노년에 빈곤에 처할 수 있다는 현실을 반영하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히 개인의 실패나 불행으로 치부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닙니다. 사회 전체가 함께 고민하고 해결책을 모색해야 할 문제이며, 이를 위해서는 노인 일자리 창출, 노후 소득 보장 제도 강화, 그리고 사회적 안전망 확충이 필요합니다.

한지일의 삶이 주는 교훈

한지일의 이야기는 우리에게 중요한 교훈을 줍니다. 인생의 부침은 누구에게나 닥칠 수 있으며, 노후 준비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상기시켜줍니다. 또한, 사회적 안전망이 튼튼하지 못할 때 개인의 삶이 얼마나 쉽게 무너질 수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그의 사례는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소외되고 있는지를 나타내며, 이는 우리 모두에게 경각심을 일깨워줍니다. 대중의 사랑을 받던 스타가 빈곤과 고독 속에 살아가게 된 현실은 우리 사회가 직면한 문제를 잘 보여줍니다.

한지일의 이야기는 단지 한 개인의 비극으로만 끝나서는 안 됩니다. 이는 우리 사회의 문제를 반영하는 하나의 거울이며, 더 나아가 우리가 해결해야 할 과제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 이야기를 통해 어떻게 더 나은 사회를 만들어나갈 수 있을지 고민할 필요가 있습니다. 모든 사람이 존엄성을 유지하며 살아갈 수 있는 사회, 노인들이 빈곤과 고독에 시달리지 않는 사회를 만들어나가기 위해 우리 모두가 조금씩이라도 노력해야 할 때입니다.